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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6 20:09
추암 다녀오는 길에 23사단을 들렀다 왔다. 물론 이제는 민간인이 되고도 예비군이 끝나가고 있는 시기인 관계로 부대 내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23사로 간판이 바뀌어 버린 68사단. 위병소도 전체적으로 싹 뜯어고쳐서 정문도 알아 볼 수 없게 되었고, 제법 폼 잡느라고 망가진 전차까지 입구에 세워 놓은 게 이채롭다. 내 군시절 이후, 잠수함 사건을 비롯 크고 작은 사건들이 줄을 이었고, 이제 얼마 전 총기 탈취 사건까지 발생해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을 건 데. 그 어려움들을 대변하듯 부대 주변에 철벽부대 장병여러분 힘내세요 라는 플랭카드들이 걸려 있다. 아마 대민봉사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걸어 두었거나, 아니면 누군가 시켜서 해 놓았겠지 뭐 .

그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내 근무하던 CP, 본부대, 다들 그대로 나타나려나? 위병소 내무반도 갈아 엎었을 거고.. CP도 아마 다 다시 만들었겠지. 참 오래된 건물들이었는 데.

부대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려 했다가 괜시리 오해 받을까 싶어서 관뒀다. 동해/삼척사이. 사격장따라 가던 길이나 행군 나서던 길들. 골목골목 엊그제처럼 기억들이 새롭다. 반바퀴만 돌아 나가면 내가 지키던 후문 위병소와 내가 파 놓은 참호들이 보일 듯도 한 데, 엊그제처럼 새롭던 기억들이 갑작스레 저만치 물러나 나는 내 가려던 곳을 잃고 잠시 주춤거린다. 그 때 그 길들은 아마 다시 찾을 길 없겠다.

10년만에 만난 10년 전의 기억들. 제대하고 처음으로 만나 본 그 때 그 위병소. 그 때 그 훈련소. 참 소중했던 내 26개월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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