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3일째.
Santiago라는 도시는 참 흔한 이름이다. 미국식으로는 San Diego라고 하던 데. 어제 저녁에 EBS에서 파울로 코엘료가 나오는 프로가 Santiago를 간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틀어 봤더니 Chille의 Santiago가 아니고 Cuba의 Santiago이다.
그래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Santiago de Chille 다. 칠레의 산티아고. 공항 이름도 SCL로 되어 있다.
3일째. 첫날은 도착. 둘째날은 행사진행하느라고 호텔 바깥에 나갈 일이 밥 먹을 때 말고는 없었고. 토요일인 3일째에 산티아고 주변을 돌아 볼 기회가 생겼다. 산티아고에는 약 2000명 안쪽의 한국 교민이 살고 계신다는 데 그 중 한 분이 우리 가이드를 맡아 주셨다. 칠레를 알려 주기 위해 절망 많이 공부하셨던 젊은 가이드 분.
산티아고를 나와서 서북쪽을 향한다. 칠레는 흔히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라고들 배웠을 터인 데, 사방이 막혀서 꼭 섬 같은 나라라고도 한다. 왼쪽은 태평양, 오른쪽은 안데스 산맥, 위쪽은 사막, 아래쪽은 남극이다.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통로가 별로 없는 셈이다. 그래서 고립된 곳이고 전통문화라고 부를 게 별로 없다고 한다. 산타아고 주변에는 그닥 좋은 관광거리가 없다고도 한다.


산티아고를 출발해서 한시간쯤 달려서 도착한 와이너리이다. 와인 공장인 셈인 데 사람 허리쯤 오는 포도나무가 정말 엄청나게 넓은 지역을 덮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와인은 아니라고... 칠레산으로 좋은 와인인 것 같은 데 출장 중에 들고 다닐 방법이 아득해서 한 병도 사오지 못 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와인을 하나도 사 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한 부분이다.
칠레에서 들은 말인 데, 일단 칠레 와인의 국내 판가는 굉장히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대학생 친구들끼리 가볍게 사서 먹을 수 있는 우리돈 3000원 내외의 저급 와인이 우리 나라에서는 백화점 매장에서 30000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그리고 그 분 표현이, 제 아무리 좋은 칠레 와인이라고 해도 컨테이너에 싣고 태평양 건너가면 가는 사이에 한 번 끓고 간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래서 한국에서 비싸게 먹는 고급 칠레 와인보다 현지에서 먹는 저렴한 칠레 와인이 더 맛있는 경우도 있다고.
포도나무. 정말 넓은 곳을 덮고 있는 데 담을 수가 없다.
산티아고를 계속 벗어나서 Viña del Mar 로 향한다. 이 도시는 해안가에 위치한 휴양도시라고. 둥글게 만으로 들어 와 있는 바닷가에 아파트들이 경사지게 지어져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바닷가를 다 가리고 우뚝 서 있는 데 이 곳의 아파트는 경사를 따라 서 있는 게 재미있다. 수직으로 서 있는 게 아니라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게 아니라 유럽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산악열차(?) 비슷한 게 아파트마다 들어서 있다.
아파트와 열차. 핀이 앞에 비틀에 맞춰져 있어서 잘 안 보이는 데, 비틀 위 쪽으로 거무튀튀하게 보이는 선이 그 산악열차 혹은 승강기의 모습이다. 아파트가 저렇게 사면으로 지어져 있어서 사생활 보호를 하면서 넓은 테라스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있다. 비교적 좋은 동네로 별장등으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아파트 바로 앞은 이런 바다다... 좋다 바다. 근데 이 좋은 바다에 해수욕장은 딱 1군데. 그나마 모래 사장이 없어서 여름철이 되면 모래를 퍼다 나른단다. 지금은 겨울이라 모래가 많이 쓸려 나가고 반 정도 밖에 안 남은 상태라고.
비냐 델 마르가 유명한 건 아파트도 그렇고 바닷가도 그렇지만... 이 녀석 때문이다.
자... 퀴즈 하나.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은 어느 나라에 있을까? 나라 이름을 대라면 참 헷갈리는 문제가 되어 버리는 데, 그게 칠레란다. 칠레의 왼쪽으로 태평양을 쭈욱 향해 가다 보면 이스터 섬이 있다고. 거기에는 수십미터 크기까지의 다양한 모아이 석상이 있는 데, 그 중 1개를 들어다가 이 비냐 델 마르에 가져다 놓았단다. 전 세계에 이스터 섬을 제외하고 진품 모아이 석상을 볼 수 있는 곳은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이 곳 비냐 델 마르밖에 없다고.
참고로 이스터 섬을 가기 위해서는 돈을 넉넉히 들여서 비행기/ 호텔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 데 이스터 섬에 있는 호텔들은 반년치 정도 대기는 기본이라고 하고, 저렴하게는 USD $200 정도를 들여서 칠레 해군 함정에 탑승하는 방법이 있다고. 칠레 해군 함정은 이스터섬으로 훈련 나갈 때 관광객을 태우고 갈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고 한다. 배타고 가는 2주 가서 1주 오는 데 2주라고 했던가? 여튼 시간 남고 돈 부족하면 한 번 해 볼만 할 지도.
같이 출장간 일행과 한 장.
칠레와 파라과이의 전쟁때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여튼 나라를 지켜내신 대단한 구국영웅이란다. 오른쪽은 칠레 해군.
비냐 델 마르 항구에 있던 예쁜 색깔의 배.
자... 비냐 델 마르를 지나서 이제 Valparaiso로 간다. 천국이라는 이름인 셈인 데, 과거에는 태평양 - 대서양간의 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고 나서 급속도로 쇠락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빈민촌 비슷하게 되어 버린 동네라고 한다.
발파라이소는 유명한 항구이자 해군도시였다고 한다.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높은 언덕으로 도시가 구성되어 있는 데 이 높은 도시에 오르내리기 위해 산악열차 (이름을 까 먹었다... F로 시작하는 뭐였던 것 같은 데...) 가 교통 수단으로 사용되었단다. 돈 있는 사람들이야 마차나 다른 수단을 사용했겠지만 노동자들은 오르내릴 방법이 별로 없었을 테니.. 어쨋거나 백년쯤 전에 저런 대중교통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 항구가 얼마나 큰 곳이었는 지 대충 감이라도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저 열차에서 올라가는 곳과 내려다 본 모습.
대충 이런 달동네와, 그곳을 마주보는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저 동네는 비교적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다는 데 집들이 예쁜 색깔로 칠해져 있어서 멀리서 보기에는 예쁘다. 하지만 조금 가까이서 보면 정말 판자촌이고... 안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칠레는 우리에게 피노체트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데, 칠레가 공산당이 집권할 때 미국의 영향으로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게 되었고 공산당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총알이 아깝다고 비행기에서 바다로 떨어뜨렸다는 얘기도 있고.. 어쨋거나 그런 독재자로 기억되고 있는 데, 반면에 그 당시에 칠레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많은 정책들을 펼쳐서 지금의 칠레를 만들어 냈다고도 한다. 칠레는 1인당 연간 소득 만불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은 아르헨티나보다 잘 산다고 한다. 가서 보니 실제로 그래 보였다. 우리 호텔 주변은 신시가지였는 데 신시가지 쪽은 잘 정돈되어 있고 아파트들도 깨끗해 보였다.
이렇게 해서 반나절의 산티아고 주변 훑어보기가 끝난다. 이 후에는 산티아고로 가서 구시가 한 바퀴 휘 돌고 끝난다. 구시가는 원체 급하게 돌기도 했지만 실제로 살펴볼만한 유적이나 이런 게 전혀 없다고. 산티아고 구시가 사진 몇 장 붙인다.
산티아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게이 퍼레이드를 잠깐 구경할 수 있었는 데 그 사진은 차후에...
칠레. 3일째. 끝.
이동경로 추가.